언약궤를 모시는 복(삼하6:6-15)

👑 언약궤를 모시는 복과 두려움 (사무엘하 6:6-15) 👑

하나님의 거룩함 앞에 선 인간,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

📖 기 (Introduction): 뜨거운 열정, 그러나 예기치 못한 비극의 시작

지난 이야기(삼하 6:1-5)에서 우리는 다윗 왕과 온 이스라엘 백성이 얼마나 큰 기쁨과 열정으로 하나님의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려 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삼만 명의 정예 군사, 특별히 제작된 새 수레, 온갖 악기를 동원한 힘찬 찬양까지! 그들의 모습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경외심으로 가득 차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고, 예루살렘을 향한 영광스러운 행렬은 축제 분위기 그 자체였죠.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이보다 더 성대하고 정성스러운 준비는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일은 단순히 인간적인 열심과 노력만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그분의 거룩하심은 우리가 정한 방식이 아닌, 하나님께서 친히 정하신 법도와 원칙 안에서 존중받아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새 수레에 언약궤를 싣고 오던 그들의 방식은 하나님의 규정(민 4:15, 레위 자손이 어깨에 메어 운반)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축제의 행렬은 예기치 못한 비극과 마주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사무엘하 6장 6절부터 15절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간과했을 때 임하는 두려운 결과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임재가 가져다주는 놀라운 복,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지도자의 모습을 함께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 승 (Development): 한순간의 실수, 그리고 임재의 두 갈래 길

어이쿠! 좋은 뜻이었는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다 (화를 당한 웃사)

언약궤를 실은 새 수레가 '나곤의 타작마당'이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아마도 길이 울퉁불퉁했거나 소들이 갑자기 놀랐는지, 수레를 끌던 소들이 뛰면서 언약궤가 수레에서 떨어지려고 기울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발생했습니다(삼하 6:6). 바로 그때, 아비나답의 아들로 수레를 몰던 이 중 하나인 웃사가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기울어지는 언약궤를 붙들었습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당연한 행동이었습니다. 거룩한 언약궤가 땅에 떨어져 훼손되는 것을 막으려는 선한 의도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큰일을 해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하나님의 진노가 웃사를 향해 불같이 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잘못함'(원어의 의미는 불경건함, 부주의함에 가까움)으로 말미암아 그를 치시니, 웃사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맙니다(삼하 6:7). 축제의 행렬은 순식간에 비명과 충격, 그리고 싸늘한 죽음의 현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까요? 웃사의 행동은 분명 악의가 아니었지만, 그는 하나님의 명백한 명령, 즉 "성물은 만지지 말지니 그들이 죽으리라" (민 4:15)는 엄중한 경고를 어겼습니다. 새 수레를 사용한 것 자체가 이미 하나님의 규정을 벗어난 상태였고, 그 불순종의 연장선상에서 결국 인간의 손이 거룩한 언약궤에 직접 닿는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인간의 선한 의도나 판단으로 함부로 침범될 수 없는 절대적인 영역임을 보여주는 무서운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과 거룩함을 스스로 지키시는 분이며, 그분의 방식대로 존중받기를 원하십니다. 웃사의 죽음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향한 경외심 없는 접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뼈아프게 보여줍니다.

앗 뜨거! 하나님의 거룩함 앞에서 멈춰 선 다윗 (감독자 다윗의 부주의와 두려움)

눈앞에서 벌어진 웃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다윗 왕에게 엄청난 충격과 함께 깊은 분노와 두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성경은 다윗이 "여호와께서 웃사를 치시므로 분하여"(삼하 6:8)라고 기록합니다. 이 분노는 단순히 웃사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넘어, 어쩌면 하나님의 엄중하심에 대한 당혹감, 혹은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었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그는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삼하 6:9). "내가 어찌 여호와의 궤를 내게로 모셔 가리요?" 그는 하나님의 임재가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의 대상임을 절감한 것입니다. 자신의 뜨거운 열정과 최선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그는 자신의 방법이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을 것입니다.

결국 다윗은 언약궤를 예루살렘, '다윗 성'으로 옮기려던 계획을 즉시 중단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더 이상 나아갈 용기를 잃었습니다. 이는 지도자로서 다윗의 부주의함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는 언약궤를 옮기는 일의 중요성은 알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옮겨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님의 구체적인 지침을 세밀하게 살피고 따르지 않았습니다. 인간적인 열정과 방법이 하나님의 방법을 앞섰던 것입니다. 웃사의 죽음은 다윗에게 이 부주의함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해 준 사건입니다. 그는 즉시 행렬을 멈추고, 언약궤를 원래 목적지가 아닌,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으로 옮겨 임시로 안치하게 합니다(삼하 6:10). 이는 하나님의 거룩함에 대한 경외심의 발로이자, 동시에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이었습니다.

어? 두려움의 대상이 복덩이가 되었네? (복을 받은 오벧에돔 사람들)

웃사의 죽음으로 인해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언약궤. 다윗조차 감히 가까이하기를 꺼렸던 그 언약궤가 오벧에돔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언약궤가 그의 집에 머무는 석 달 동안, 여호와께서 오벧에돔과 그의 온 집에 큰 복을 내려주신 것입니다(삼하 6:11). 성경은 구체적으로 어떤 복이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지만, '온 집'에 임한 복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물질적인 풍요, 건강, 자녀의 번성 등 다방면에 걸친 하나님의 은혜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벧에돔은 블레셋 가드 출신 이방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대상 13:13, 26:4-5 참조. 혹은 이스라엘에 귀화한 레위인이라는 해석도 있음),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언약궤를 경외함으로 잘 모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는 한편으로는 경외심 없이 다가설 때 두려운 심판을 가져오지만(웃사의 경우), 다른 한편으로는 올바른 태도로 받아들이고 모실 때 측량할 수 없는 복의 근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언약궤 자체가 저주나 복을 내리는 물건이 아니라, 그것이 상징하는 하나님의 임재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웃사의 죽음이 하나님의 공의와 거룩함을 보여준다면, 오벧에돔의 축복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그리고 복 주시기를 기뻐하시는 그분의 성품을 보여줍니다. 두려움 때문에 버려지듯 맡겨진 언약궤가 오히려 놀라운 축복의 통로가 된 이 아이러니는, 하나님의 일하심이 우리의 생각과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 전 (Turn): 깨달음의 순간! 드디어 방법을 찾다!

오벧에돔의 집에 하나님의 놀라운 복이 임한다는 소식은 곧 다윗 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삼하 6:12). 이 소식은 두려움에 잠겨 있던 다윗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그는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언약궤 자체나 하나님의 임재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를 대하는 방식과 태도에 있었던 것입니다. 오벧에돔이 복을 받았다는 것은, 언약궤가 올바르게 모셔지기만 한다면, 그것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의 통로가 된다는 명백한 증거였습니다.

이 깨달음은 다윗으로 하여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율법서를 다시 찾아보거나 제사장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언약궤는 수레가 아닌, 레위 사람들이 직접 어깨에 메어 운반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명확한 규정을 발견하고 확인했을 것입니다(대상 15:2, 15). 첫 번째 시도에서의 실패는 바로 이 규정을 간과한 '감독자 다윗의 부주의'에서 비롯되었음을 절실히 깨달은 것입니다. 그의 인간적인 열심과 정성, 화려한 계획이 하나님의 명확한 말씀을 앞섰던 실수를 인정한 것입니다.

이 깨달음은 다윗을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는 더 이상 두려움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실패를 통해 배우고, 하나님의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제 그는 확신을 가지고,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더욱 철저한 준비와 경외심으로 언약궤를 다시 예루살렘으로 옮길 준비를 합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올바른 길을 찾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다윗은 몸소 보여준 것입니다.

📖 결 (Conclusion): 거룩함과 은혜 사이, 우리의 발걸음은 어디로?

사무엘하 6장 6절부터 15절까지의 이야기는 하나님의 언약궤를 중심으로 벌어진 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우리에게 깊은 영적 교훈을 던져줍니다. 웃사의 비극적인 죽음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거룩하심을 간과하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함부로 다가설 때 임하는 엄중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아무리 선한 의도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명확한 말씀을 어기고 그분의 거룩함을 침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합니다.

반면, 오벧에돔의 집에 임한 놀라운 축복은 하나님의 임재가 가져다주는 풍성한 은혜와 복을 보여줍니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언약궤가 올바른 태도(경외심)로 모셔졌을 때, 오히려 상상 이상의 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임재가 우리에게 심판만이 아니라, 넘치는 사랑과 은총을 부어주시기를 원하시는 그분의 본심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 두 사건 사이에서 우리는 지도자 다윗의 변화를 목격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열심과 계획에 기댔다가 실패하고 두려움에 빠졌지만, 그는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오벧에돔의 축복 소식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부주의함을 인정하며, 마침내 하나님의 올바른 방법을 찾아 다시 나아갑니다. 12절 하반절부터 15절까지 보면, 다윗은 이제 큰 기쁨으로,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방식(레위인들이 메고, 제사를 드리며 경건하게)으로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며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춤추며 기뻐합니다. 이는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신앙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의 삶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얼마나 진지하게 인식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혹시 익숙함과 편리함 때문에, 혹은 나 자신의 열심과 계획을 앞세우느라, 하나님의 명확한 말씀과 그분이 원하시는 방법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예배의 자리에서, 기도의 골방에서, 말씀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리고 일상의 모든 순간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마땅한 경외심을 가지고 서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오벧에돔처럼 하나님의 임재가 가져다주는 놀라운 축복을 사모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함은 우리를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죄로부터 우리를 구별하여 당신의 풍성한 은혜 안으로 초대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겸손히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며 경외함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 웃사의 심판이 아닌, 오벧에돔의 복을 부어주시기를 기뻐하십니다.

혹시 과거의 실패나 실수 때문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를 주저하고 있나요? 다윗처럼 그 실패를 통해 배우고, 다시 하나님의 방법을 찾아 겸손히 나아가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돌이켜 회개하며 당신의 길을 따르려는 자에게 언제나 새로운 기회와 넘치는 은혜를 베푸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대한 깊은 경외심과 그분의 임재가 주는 풍성한 은혜에 대한 뜨거운 사모함,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는 신앙의 여정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당신은 오늘, 하나님의 거룩함과 은혜 사이에서 어떤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