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극복의 방법(삼상30:1-10)

잿더미 속에서도 희망을 찾다: 다윗의 역경 극복 이야기 (사무엘상 30장)
헉! 내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살다 보면 정말 예상치 못한 순간에 큰 어려움이 닥쳐올 때가 있습니다. 마치 잘 닦인 길을 걷다가 갑자기 발밑이 꺼지는 것처럼,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경험 말이죠. 사업의 실패, 관계의 깨어짐, 건강 문제, 혹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상실감 등 그 종류는 달라도,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듯한 역경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성경 속 인물, 다윗 역시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오랜 망명 생활 끝에 잠시 정착했던 시글락. 블레셋 전투에 참여했다가 돌아와 보니, 마을은 아말렉 족속의 침략으로 불타고 폐허가 되어 있었습니다. 더 끔찍한 것은, 사랑하는 아내들과 자녀들, 그리고 함께했던 모든 사람들의 가족이 하나도 남김없이 사로잡혀 갔다는 사실입니다. (사무엘상 30:1-3)
상상해 보세요. 전쟁터에서 돌아왔는데, 남아있어야 할 가족과 보금자리는 온데간데없고 잿더미만 가득한 광경을 마주했을 때의 심정을요. 성경은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울 기력이 없을 때까지 소리를 높여 울었다" (사무엘상 30:4)고 기록합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극한의 슬픔과 절망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눈물을 쏟아내는 것뿐이었을 겁니다. 심지어 함께 슬퍼하던 부하들마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다윗을 돌로 치자고 수군거릴 정도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사무엘상 30:6a) 리더로서 책임감과 개인적인 상실감, 그리고 부하들의 원망까지… 다윗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인 것입니다.
무너진 마음, 하나님 안에서 다잡기
바로 이 지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것 같은 절망의 순간에 다윗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줍니다. 모든 사람이 슬픔과 원망에 잠겨 있을 때, 다윗은 다른 선택을 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다윗이 크게 다급하였으나 그의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 (사무엘상 30:6b).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 도와주세요'라고 막연히 생각한 것을 넘어선 행동입니다. 이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리고,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기로 결단했음을 의미합니다. 아마 다윗은 과거 자신을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그리고 골리앗의 손에서 건져주셨던 하나님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 함께 하셨던 신실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지금 이 절망적인 상황 또한 하나님 안에서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붙잡은 것이죠.
우리가 역경에 처했을 때, 문제의 크기와 나의 연약함에만 집중하면 절망의 늪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윗처럼, 그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을 의지할 때,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눈물 흘리는 것을 멈추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슬픔 속에서도 우리의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진정한 힘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윗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뭘 해야 하죠? 하나님께 묻다!
하나님 안에서 용기를 얻은 다윗은 주저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곧바로 행동에 나섭니다. 하지만 무작정 감정적으로 돌진한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그는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에봇을 가져오게 한 뒤, 하나님께 구체적으로 질문합니다. "내가 이 군대를 추격하면 따라잡겠나이까?" (사무엘상 30:8a).
이 질문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첫째, 다윗은 자신의 경험이나 판단, 혹은 분노에 의지하여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복수하고 싶었을 테지만, 그는 먼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둘째, 그는 매우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추격할까요?',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와 같이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결과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구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질문에 분명하게 응답하셨습니다. "그를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따라잡고 도로 찾으리라" (사무엘상 30:8b). 이 약속의 말씀을 받은 다윗은 즉시 600명의 부하들과 함께 추격을 시작합니다. 비록 중간에 지친 200명이 낙오하기도 했지만 (사무엘상 30:9-10), 하나님의 분명한 인도하심이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 힘을 얻었다면, 그 다음 단계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기도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즉각적인 응답이 없을 수도 있고, 때로는 우리의 생각과 다른 방향을 제시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생각과 계획보다 하나님의 지혜와 인도하심을 신뢰하고 기꺼이 따르려는 자세입니다.
다윗의 선택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다윗이 시글락의 잿더미 속에서 보여준 모습은 오늘날 예기치 못한 역경을 마주하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는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 좌절했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 현실 직시와 슬픔의 인정: 그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충분히 슬퍼했습니다.
- 하나님 안에서 힘 얻기: 그러나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믿음의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며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 하나님의 뜻 구하기: 감정이나 자신의 판단이 아닌, 하나님의 구체적인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 말씀에 순종하여 행동하기: 하나님의 응답을 받자 즉시 순종하여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결국 다윗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아말렉을 추격하여 모든 것을 되찾고 큰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사무엘상 30:17-20)
혹시 지금 삶의 예기치 못한 시련으로 인해 잿더미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시나요? 다윗의 이야기를 기억하십시오. 넘어져 있다면, 먼저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우리의 슬픔과 아픔을 쏟아놓으십시오. 그리고 다윗처럼, 하나님 안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구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앞으로 나아갈 발걸음에 대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여 한 걸음씩 내딛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역경 속에서 좌절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하게 하시며, 결국에는 모든 것을 회복시키시는 분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다윗을 도우셨던 하나님께서 동일하게 당신의 삶에도 함께하시며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