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하나님이 주신 것(삼상30:21-30)

skd1 2025. 4. 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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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주신 것(삼상30:21-30)

🔊 힘과 큰 목소리를 앞세운 분배 주장

다윗과 그의 용사들이 아말렉 사람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600명의 용사 중 200명은 브솔 시내에서 지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400명만이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승리 후 돌아오는 길에 흥미로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다윗이 앞서 말한 이백 명에게로 왔을 때에 그들이 나와서 다윗을 영접하고 또 다윗과 함께 한 백성을 영접하였으며 다윗이 그 사람들에게 이르러 문안하매 다윗과 함께 갔던 자들 중에 악한 자들과 벨리알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들이 우리와 함께 가지 아니하였은즉 우리가 도로 찾은 물건은 무엇이든지 그들에게 주지 말고 각 사람의 처자만 주어서 데리고 떠나가게 하라 하니" (삼상 30:21-22)

전투에 직접 참여했던 일부 용사들은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 얻은 전리품을 지쳐서 함께 가지 못한 동료들과 나누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단순했습니다. "우리가 싸웠으니, 전리품은 우리 것이다." 이것이 세상의 논리입니다. 힘이 센 자, 목소리가 큰 자, 더 많이 공헌한 자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주장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성과에 따른 분배, 노력에 비례한 보상, 능력에 따른 차등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배 방식이 과연 하나님의 뜻일까요?

💫 하나님의 분배 원칙

다윗의 대답은 명확했습니다. "내 형제들아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치러 온 그 군대를 우리 손에 넘기셨은즉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이같이 하지 못하리라 이 일에 누가 너희를 듣겠느냐 전장에 내려갔던 자의 분깃이나 소유물 곁에 머물렀던 자의 분깃이 같으리니 같이 분배할 것이니라 하고" (삼상 30:23-24)

다윗의 분배 원칙에는 세 가지 중요한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승리의 근원을 하나님으로 인정합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손에 넘기셨은즉"이라는 표현에서 다윗은 승리의 공로를 자신이나 용사들이 아닌 하나님께 돌립니다. 승리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인간의 능력이나 노력만으로 얻은 것이 아닙니다.

둘째, 전리품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이라는 표현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는 단지 청지기일 뿐임을 상기시킵니다. 내 능력으로 얻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도 사실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셋째, 공평한 분배 원칙을 세웁니다. "전장에 내려갔던 자의 분깃이나 소유물 곁에 머물렀던 자의 분깃이 같으리니"라는 선언은 직접적인 공헌도와 상관없이 모두가 같은 몫을 받게 됨을 의미합니다. 이는 세상의 논리와는 완전히 다른 원칙입니다.

다윗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조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실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포도원 비유(마태복음 20:1-16)에서 일한 시간과 상관없이 모든 일꾼에게 동일한 품삯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가르치셨습니다.

🎁 선물을 통한 승리와 소망의 분배

다윗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다윗이 시글락에 이르러 그 물건 중에서 그의 친구 유다 장로들에게 보내어 이르되 보라 여호와의 원수에게서 탈취한 것을 너희에게 선물로 보내노라 하고" (삼상 30:26)

다윗은 전리품을 자신의 용사들에게만 나누지 않고, 유다의 여러 성읍에 있는 장로들에게까지 선물로 보냅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승리를 온 이스라엘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성경은 27절부터 31절까지 다윗이 선물을 보낸 성읍들의 이름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벧엘, 남방 라못, 얏딜, 아로엘, 십못, 에스드모아, 라갈, 여라므엘 사람들의 성읍들, 겐 사람들의 성읍들, 호르마, 고라산, 아닥, 헤브론 등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다니던 모든 곳에 선물을 보냈습니다.

이는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이자, 미래에 대한 소망을 심는 행위이기도 했습니다. 다윗은 이 시점에서 아직 이스라엘의 왕이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뜻 안에서 자신이 장차 감당할 역할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선물을 통해 다윗은 하나님의 승리가 개인이나 소수의 것이 아니라 모든 백성에게 속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

이 성경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분배 원칙이 세상의 것과 얼마나 다른지 깨닫게 됩니다. 세상은 능력과 공헌도에 따라 차등 분배하지만, 하나님은 은혜로 공평하게 나누십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사실 우리의 능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것을 나누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받은 은혜와 축복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흘려보내야 할 선물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목숨까지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습니다. 그분의 구원의 은혜는 우리의 공로나 능력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도 다윗처럼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을 다른 이들과 기쁘게 나눌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내가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때 우리는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나눔의 기쁨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오늘도 기쁘게 나누는 삶을 살아갑시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 (마태복음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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