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희생의 제물(삼하23:8-17)

skd1 2025. 5. 17. 09:35
728x90

[목숨 건 한 모금] 베들레헴 우물물에 담긴 뜨거운 사랑과 거룩한 희생

사무엘하 23:8-17, 다윗 용사들의 헌신을 통해 배우는 진정한 희생의 제물


"그들을 기억하노라!" 다윗과 함께 역사를 만든 용감한 심장들

한 나라의 역사, 한 사람의 위대한 업적 뒤에는 언제나 이름 없이 빛나는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도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으로 칭송받는 다윗에게도 그러한 용사들이 있었습니다. 사무엘하 23장은 바로 다윗과 함께 수많은 전쟁터를 누비며 그의 곁을 든든히 지켰던 용사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용맹함과 충성심은 단순히 뛰어난 전투 기술을 넘어, 다윗을 향한 깊은 신뢰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용사들 중에서도 특히 세 용사가 보여준, 잊을 수 없는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희생'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 "베들레헴 물 한 모금, 그게 뭐라고..." 다윗의 간절한 한마디

블레셋과의 치열한 전투, 목마름으로 지쳐갈 때

때는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치열한 전쟁을 벌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블레셋 군대는 다윗의 고향인 베들레헴에 진을 치고 있었고, 다윗은 아둘람 굴이라는 험준한 산성에 머물고 있었습니다(사무엘하 23:13-14). 팽팽한 대치 상황 속에서, 아마도 다윗은 지쳐 있었을 것입니다. 고향 땅을 적에게 내어주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의 긴장감 속에서 그는 문득 어린 시절 뛰놀던 베들레헴을 떠올렸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나지막이 혼잣말처럼 내뱉습니다.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누가 내게 마시게 할까"(사무엘하 23:15).

이것은 명령이었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지친 왕의 탄식 섞인 그리움의 표현이었을까요? 어쩌면 다윗 자신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흘린 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곁에 있던 세 용사에게는 그 한마디가 다르게 들렸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랑하는 왕의 간절한 소원으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목숨을 건 여정, 이것이 바로 '희생적인 헌신' 아니겠어요?

적진을 뚫고 달려간 세 용사의 뜨거운 마음

다윗의 혼잣말을 들은 세 용사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즉시 블레셋 사람들의 진영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에 이르렀습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적군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는 그 한복판을 뚫고 지나가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것과 다름없는 위험천만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오직 다윗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싶은 마음, 왕의 작은 소원이라도 이루어드리고 싶은 충성심 하나로 그 모든 위험을 감수했습니다.

그들은 마침내 물을 길어 다윗에게 가져왔습니다(사무엘하 23:16). 이 물 한 모금에는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액체 이상의 것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 용사의 용기, 충성, 그리고 다윗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응축된 결정체였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희생적 제물'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그들은 자신의 안위보다 왕의 필요를 먼저 생각했고, 기꺼이 자신을 위험에 내던졌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계산되지 않은 순수한 헌신이었습니다.


"왜 하필 베들레헴이었을까?" 단순한 물이 아닌, 그리움과 소망의 샘물

다윗의 고향, 그리고 더 큰 약속의 땅

다윗이 그토록 마시고 싶어 했던 물은 왜 하필 베들레헴의 우물물이었을까요? 베들레헴은 다윗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그곳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자, 목동 시절 양을 치며 하나님을 찬양했던 추억이 깃든 장소입니다. 어쩌면 전쟁의 피로와 스트레스 속에서 다윗은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평화로움과 고향의 정취를 그리워했을지도 모릅니다. 베들레헴 우물물은 그에게 단순한 물이 아니라, 잃어버린 평화와 안식, 그리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상징하는 것이었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베들레헴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훗날 이 작은 마을에서 온 세상을 구원할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미가 5:2). 다윗이 갈망했던 베들레헴의 물은, 어쩌면 장차 온 인류의 영적 목마름을 해갈하실 '생명의 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깊은 갈망을 예표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세 용사가 목숨을 걸고 가져온 베들레헴의 물은, 이처럼 다층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차마 마실 수 없었다!" 다윗의 선택, 그 물이 '거룩한 제물'로 변하는 순간

용사들의 피와 같은 물, 하나님께 부어드리다

세 용사가 목숨을 걸고 가져온 물을 받아든 다윗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그는 그 물을 시원하게 마셨을까요? 아닙니다. 다윗은 그 물을 마시기를 기뻐하지 아니하고 그 물을 여호와께 부어 드렸습니다(사무엘하 23:16). 그리고 이렇게 외칩니다.

"여호와여 내가 나를 위하여 결단코 이런 일을 하지 아니하리이다 이는 목숨을 걸고 갔던 사람들의 피가 아니니이까"(사무엘하 23:17).

다윗은 그 물이 용사들의 생명과 맞바꾼 것임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차마 자신의 육적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 물을 마실 수 없었던 것입니다. 대신 그는 그 귀한 물을 하나님께 부어 드렸습니다. 이는 구약시대에 하나님께 제물을 드릴 때 포도주와 같은 전제(奠祭, drink offering)를 부어 드렸던 것을 연상시킵니다. 다윗은 용사들의 희생이 담긴 이 물을 단순한 물이 아닌, 하나님께 바쳐질 만큼 거룩하고 가치 있는 '희생의 제물'로 여긴 것입니다.

이 행동을 통해 다윗은 용사들의 헌신을 최고로 존중했으며,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인간적인 필요를 넘어, 그 희생의 가치를 하나님께 돌림으로써 그 의미를 더욱 승화시켰습니다. 용사들의 '희생적인 헌신'은 다윗의 이 행동을 통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거룩한 제물'로 드려진 것입니다.


가장 위대한 희생, 우리를 위한 영원한 생명수

예수 그리스도, 단 한 번의 완전한 희생 제물

다윗의 용사들이 보여준 희생적인 헌신, 그리고 다윗이 그 물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린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 크고 완전한 희생을 떠올리게 합니다. 바로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죄로 인해 영원히 목마를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친히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자신의 모든 피와 물을 쏟으셨고, 단 한 번의 영원한 희생 제물이 되셨습니다(히브리서 9:28, 10:10). 그분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죄 사함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으며, 하나님 앞으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참된 생명수(요한복음 4:14)가 되셔서, 그분을 믿는 모든 자의 영적인 갈증을 영원히 해갈해 주십니다. 다윗의 용사들이 목숨을 걸고 베들레헴 물을 가져왔다면,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수를 주셨습니다.


"오늘, 나의 베들레헴 물은 무엇일까?" 삶으로 드리는 거룩한 산 제사

다윗의 용사들이 보여준 헌신과 다윗의 응답은 오늘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귀한 것들을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제물로 드릴 수 있을까?"

우리의 삶 속에도 크고 작은 '베들레헴 우물물'과 같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시간과 재능, 물질을 드리는 헌신일 수도 있고, 때로는 누군가를 위해 나의 자존심이나 편안함을 내려놓는 작은 희생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동기가 무엇이며, 그 결과를 어떻게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 1절에서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고 권면합니다. 우리의 일상 전체가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이자, 살아있는 희생 제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윗의 용사들이 보여준 뜨거운 사랑과 헌신의 마음으로, 그리고 다윗이 그 귀한 것을 하나님께 드렸던 마음으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내어드릴 때,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아름다운 희생의 제물이 될 것입니다. 당신의 삶에서 발견하고 길어 올릴 '베들레헴 우물물'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제물로 올려드리시겠습니까? 그 거룩한 고민과 결단을 통해 당신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기를 응원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