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다
들어가며 - 솔로몬의 성전 봉헌 후에 일어난 일
성전을 완공하고 장대한 봉헌식을 마친 솔로몬. 그의 마음은 얼마나 벅찼을까요? 7년간의 대역사를 마치고, 하나님 앞에 드린 간절한 기도와 제사... 그 모든 것이 끝난 후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솔로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열왕기상 9장 1-9절은 단순히 하나님의 약속을 기록한 말씀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 하나님의 성품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놀라운 계시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세 가지 모습을 만나보겠습니다.
하늘 문을 여시는 하나님 - 기도를 들으시는 분
"솔로몬이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 건축하기를 마치며 자기의 이루고자 하던 모든 일을 마친 때에 여호와께서 전에 기브온에서 나타나심 같이 다시 솔로몬에게 나타나사" (왕상 9:1-2)
솔로몬이 성전 봉헌식에서 드린 기도를 기억하시나요? 그는 하나님께 이렇게 간구했습니다. "주의 종과 주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기도할 때에 주는 들으시되..." (왕상 8:30) 그리고 하나님은 응답하셨습니다.
"내가 네 기도와 간구를 들었노라" (왕상 9:3)
이 한 마디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을 상상해보세요.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단순히 '듣는' 정도가 아니라, 마음 깊이 '들으시는' 분입니다. 히브리어로 '샤마'라는 단어는 단순한 청취를 넘어서 반응하고 응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합니다. 새벽기도에서 흘리는 눈물, 출근길에 올리는 짧은 기도, 잠들기 전 속삭이는 감사... 하나님은 모든 것을 들으십니다. 때로는 즉시 응답하시고, 때로는 기다리게 하시지만, 결코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기도는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소통이며, 우리 마음을 하나님 마음과 연결하는 거룩한 통로입니다.
든든한 반석이 되시는 하나님 - 순종하는 자를 견고케 하시는 분
"네가 만일 네 아버지 다윗이 행함 같이 마음을 온전히 하고 정직하게 내 앞에서 행하며 내가 네게 명령한 대로 온갖 것을 행하여 내 법도와 율례를 지키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허하여 이르기를 이스라엘 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한 것 같이 너의 이스라엘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 (왕상 9:4-5)
하나님의 약속에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조건은 부담이 아니라 축복의 통로였습니다. "마음을 온전히 하고 정직하게"... 얼마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인가요?
다윗을 보세요. 그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밧세바 사건, 우리아를 죽인 일... 그에게도 크나큰 실수와 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회개할 줄 알았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를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순종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반응입니다.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녀의 마음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세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누가 더 견고한 삶을 살까요?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과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 중 누가 더 평안할까요? 하나님의 명령은 우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하는 지혜입니다.
하나님은 순종하는 자들을 견고하게 하십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 무너지지 않는 소망, 식지 않는 사랑... 이 모든 것이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 - 불순종하는 자들을 경고하시는 분
"만일 너희나 너희의 자손이 아주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가 너희 앞에 둔 내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고 가서 다른 신들을 섬겨 그것들에게 절하면 내가 이스라엘을 나의 준 땅에서 끊어 버릴 것이요..." (왕상 9:6-7)
하나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이지만, 그분의 공의 또한 변함이 없습니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두려워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발견해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길에서 뛰어다니면 다칠 수 있어"라고 경고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미리 경고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불순종의 결과는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연적인 결과입니다. 거짓말을 하면 신뢰를 잃게 되고, 게으르면 실패하게 되고, 교만하면 넘어지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런 자연적인 법칙을 만드셨고, 우리에게 그 결과를 미리 알려주십니다.
솔로몬의 후반생을 보세요. 그는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도 이방 여인들과 결혼하며 우상을 섬겼습니다. 그 결과 그의 왕국은 분열되었고, 그의 후손들은 고난을 당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잔인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얼마나 신실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은 심판보다 회개를 원하십니다. 멸망보다 구원을 원하십니다. 그래서 미리 경고하시고, 기회를 주시고, 기다려주십니다.
마무리하며 - 은혜 안에서 균형 잡힌 신앙
열왕기상 9장 1-9절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발견했습니다.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 순종하는 자를 견고케 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불순종에 대해 경고하시는 하나님...
이 세 가지 모습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완전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기도를 들어주시고,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올바른 길로 인도하시며,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위험한 길에 대해 경고하십니다.
현대 기독교는 때로 극단으로 치우치기 쉽습니다. 하나님의 사랑만 강조하다가 거룩함을 잃거나, 하나님의 공의만 강조하다가 사랑을 잃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의 하나님은 완전히 균형 잡힌 분입니다.
솔로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순종하는 삶을 축복하시며, 잘못된 길에서 돌이키기를 원하십니다.
이번 주간, 여러분의 기도 제목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세요. 하나님께서 들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세요.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구체적인 영역들을 점검해보세요. 마지막으로, 혹시 하나님께서 경고하고 계신 부분이 있다면 겸손히 돌이키는 용기를 가지세요.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분의 사랑 안에서 균형 잡힌 믿음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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