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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기다리는 자세(삼상22:3-10)

by skd1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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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두 얼굴: 다윗과 사울, 누가 현명하게 기다렸나? (사무엘상 22:3-10)


인생이라는 기다림의 연속, 어떻게 기다려야 할까요?

살다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기다리게 됩니다. 버스를 기다리고, 결과를 기다리고, 때로는 어려운 시간이 지나가기를 막연히 기다리기도 하죠. 특히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그 기다림은 더욱 길고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아둘람 굴에서 잠시 숨을 돌렸던 다윗에게도 기다림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다윗과 사울, 두 사람의 '기다림'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기다려야 할까요?


하나님의 때를 구하며: 다윗의 지혜로운 기다림

다윗은 아둘람 굴에서 모인 사람들과 함께 마냥 숨어 지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먼저 자신의 부모님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킬 방법을 찾습니다. 모압 왕에게 가서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어떻게 하실지를 내가 알기까지 나의 부모가 나와서 당신들과 함께 있게 하기를 청하나이다" (사무엘상 22:3) 라고 정중히 부탁합니다. 여기서 다윗의 기다리는 자세가 드러납니다. 그는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책임(부모님 보호)을 다하면서 동시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실지'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그의 기다림에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그분의 인도하심에 대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능동적인 기다림', '신뢰의 기다림'입니다. 그는 자신의 계획이나 조급함이 아닌, 하나님의 뜻과 시간을 구하며 기다렸습니다.


멈춰야 할 때와 움직일 때: 선지자 갓의 인도

다윗이 모압 땅 미스베에서 부모님의 안전을 확보하고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고 있을 때, 선지자 갓이 다윗에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명확한 지시를 내립니다. "이 요새에 있지 말고 떠나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 (사무엘상 22:5). 하나님은 당신을 신뢰하며 기다리는 자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적절한 때에, 적절한 사람을 통해 나아갈 길을 보여주시죠. 다윗은 선지자의 말에 즉시 순종하여 헤렛 수풀에 이릅니다. 그의 기다림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통로가 되었고, 막연함 속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찾게 해주었습니다. 기다림은 멈춤이 아니라, 하나님의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조급함과 의심의 늪: 사울의 잘못된 기다림

반면, 사울 왕의 기다림은 어땠을까요? 그는 기브아의 높은 곳, 에셀 나무 아래에서 창을 손에 들고 모든 신하에게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사무엘상 22:6). 그는 다윗과 요나단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평안이나 신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는 신하들을 향해 "너희가 다 공모하여 나를 대적하며... 내 아들을 충동하여 오늘이라도 엎드려 나를 치려 하는 것을 내게 알리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 (사무엘상 22:8) 라며 불안감과 의심, 분노를 쏟아냅니다. 그의 기다림은 하나님을 향한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왕위를 위협하는 다윗에 대한 두려움과 편집증적인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결국 에돔 사람 도엑의 고발(사무엘상 22:9-10)을 듣고 놉의 제사장들을 학살하는 끔찍한 비극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됩니다. 그의 기다림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큰 문제를 만드는 파괴적인 기다림이었습니다.


당신의 기다림은 어떤 모습인가요?

다윗과 사울. 두 사람 모두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한 사람은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다음 단계로 나아갔고, 다른 한 사람은 기다림 속에서 의심과 분노에 사로잡혀 파멸의 길을 걸었습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신가요? 그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당신의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습니까? 다윗처럼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분의 뜻을 구하는 '지혜로운 기다림'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비록 지금은 안개 속처럼 불확실해 보일지라도, 신뢰하며 기다릴 때 하나님께서는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길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당신의 기다림이 절망이 아닌 소망으로, 불안이 아닌 평안으로 채워지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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