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가까운 곳의 적? 엘리압과 다윗의 엇갈린 마음 (사무엘상 17:28-30)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거대한 적과의 싸움뿐만 아니라, 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오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합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모욕하는 말을 듣고 의분을 품으며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있을 때(삼상 17:26-27), 그의 가장 큰 형 엘리압이 등장합니다. 사무엘상 17장 28절부터 30절은 이 두 형제 사이의 짧지만 강렬한 대화를 통해 너무나 다른 두 인격과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 속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아니, 동생한테 왜 이래? 엘리압의 불타는 질투
다윗이 골리앗 문제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엘리압은 동생에게 "노를 발하여"(삼상 17:28) 즉, 크게 화를 냅니다. 그의 분노는 다윗의 행동 자체보다는, 그 동기에 대한 의심과 비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네가 어찌하여 이리로 내려왔느냐 들에 있는 양들을 누구에게 맡겼느냐 나는 네 교만함과 네 마음의 완악함을 아노니 네가 전쟁을 구경하러 왔도다" (삼상 17:28).
엘리압의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동생에 대한 걱정보다는 질투와 시기심이 엿보입니다. 그는 다윗이 책임감 없이 양들을 내버려 두었다고 비난하고, 심지어 마음이 교만하고 완악하며 단지 전쟁 구경이나 하러 온 철부지 취급을 합니다. 왜 엘리압은 이렇게까지 화를 냈을까요? 아마도 이전에 사무엘 선지자가 자신을 포함한 형들을 제치고 막내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던 사건(삼상 16:6-13)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남아있었을 수 있습니다. 혹은 동생이 자신들이 두려워하는 골리앗 앞에서 담대하게 말하는 모습에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엘리압의 반응은 하나님의 일 앞에서 개인적인 감정과 질투가 어떻게 건강하지 못한 모습으로 표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제가 뭘 어쨌다고요?" 다윗의 차분한 한마디
형의 날카로운 비난과 분노 앞에서 다윗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그는 똑같이 화를 내거나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대답은 놀랍도록 침착하고 간결합니다. "내가 무엇을 하였나이까 어찌 이유가 없으리이까" (삼상 17:29). 이 말은 "제가 뭘 잘못했나요? 그냥 물어본 것뿐인데요?" 와 같은 뉘앙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는 형의 감정적인 공격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는 자에 대해 묻는 것)을 차분하게 암시합니다.
다윗의 온화하고 절제된 대답은 엘리압의 격한 반응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그는 형과의 불필요한 논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자신이 집중해야 할 더 큰 문제, 즉 골리앗과 하나님의 명예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난 앞에서 감정적으로 맞대응하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성숙한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같은 상황, 다른 마음: 무엇을 배울까?
이 짧은 대화 후, 성경은 "돌아서서 다른 사람을 향하여 전과 같이 말하매 백성이 전과 같이 대답하니라" (삼상 17:30) 라고 기록합니다. 엘리압은 분노 속에 머물러 있지만, 다윗은 그 자리를 떠나 원래 하려던 일, 즉 골리앗 문제에 대한 정보를 얻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행동을 계속합니다. 여기서 두 사람의 결과가 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엘리압은 개인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동생을 공격하지만, 결국 이야기의 중심에서 멀어집니다. 반면 다윗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명과 목표(하나님의 영광 회복)에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삶의 문제나 타인의 비난 앞에서 엘리압처럼 반응합니까, 아니면 다윗처럼 반응합니까? 개인적인 감정이나 상처 때문에 더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신 마음에 집중하며 온유함으로 나아가고 있습니까? 다윗과 엘리압의 엇갈린 모습은 우리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더욱 성숙한 믿음의 길을 선택하도록 격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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