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견대로 행한 유다 백성(삿21:20-25)
사사기는 이스라엘의 암흑기를 다루는 책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떠나 자신의 소견대로 행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서이죠. 특히 사사기의 마지막 부분인 21장 20-25절은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라는 말씀으로 끝맺습니다. 오늘은 이 구절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 그들의 소견, 그리고 베냐민 지파의 죄악과 징벌에 대해 함께 묵상해 보려 합니다.
💔 눈물의 역사,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
사사기 시대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 중 하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와 여호수아를 통해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지만, 백성들은 점차 하나님을 잊고 자신들의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사기 21장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은 내부적 갈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합니다.
베냐민 지파의 기브아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은 이스라엘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한 레위인의 첩이 베냐민 사람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학대받아 죽게 되었고, 이에 분노한 이스라엘 열한 지파가 베냐민 지파를 향해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 내전으로 베냐민 지파는 거의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고, 단 600명의 남자들만이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비극은 단지 한 지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전체가 하나님의 언약을 저버리고 각자 자기 소견대로 행한 결과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보다 자신들의 판단을 더 신뢰했고, 그 결과 형제끼리 칼을 겨누는 끔찍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 때에 미스바에 올라오지 아니한 자가 누구냐 하고 크게 맹세하였으므로... 이는 여호와 앞에서 크게 맹세하기를 미스바에 올라와서 여호와 앞에 이르지 아니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라 하였음이라" (삿 21:5)
이스라엘 백성들은 형제인 베냐민 지파를 향한 분노로 맹세했지만, 후에 한 지파가 이스라엘에서 끊어질 위기에 처하자 깊은 후회와 고통에 빠졌습니다. 그들의 고통은 하나님께 묻지 않고 성급하게 내린 판단과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이스라엘 백성의 소견
사사기 21:20-25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각각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는 구절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개인의 자유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율법을 무시하고 자신의 판단만을 따르는 영적 타락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베냐민 지파의 멸절 위기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세운 맹세와 하나님의 뜻 사이에서 갈등했습니다. 그들은 베냐민 지파의 남자들에게 아내를 주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동시에 한 지파가 이스라엘에서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실로의 여호와의 절기에 춤추는 딸들이 나오거든 너희가 포도원에서 나와서 각기 실로의 딸 중에서 하나를 붙들어 아내로 삼아 베냐민 땅으로 돌아가라" (삿 21:21)
그들은 실로에서 열리는 여호와의 절기에 춤추는 딸들을 베냐민 지파 남자들이 납치하게 했습니다. 이것은 자신들의 맹세를 직접 어기지 않으면서도 베냐민 지파에게 아내를 제공하는 꼼수였습니다. 형식적으로는 맹세를 지키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하나님의 율법을 왜곡하는 행위였습니다.
이러한 '자기 소견'은 하나님을 중심에 두지 않는 사고방식입니다. 그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거나 그분의 뜻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들의 지혜와 판단으로 상황을 해결하려 했고, 그 결과는 또 다른 불의와 폭력을 낳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사 시대의 비극적인 특징입니다. "왕이 없었다"는 것은 단순히 정치적 지도자가 없었다는 의미를 넘어,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영적 무정부 상태를 의미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이 없었기에, 각자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믿었고 그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 죄악의 대가, 베냐민 지파의 징벌
베냐민 지파의 죄악은 사사기 19장에서 시작됩니다. 기브아에 살던 베냐민 사람들은 한 레위인과 그의 첩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레위인의 첩을 밤새도록 학대하여 죽게 만들었고, 이에 격분한 레위인은 그녀의 시체를 열두 조각으로 나누어 이스라엘 각 지파에 보내며 베냐민의 악행을 알렸습니다.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 열한 지파는 미스바에 모여 베냐민 지파에게 범죄자들을 내어주라고 요구했지만, 베냐민 지파는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전쟁을 선택했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베냐민 지파를 이스라엘의 손에 넘기셨고, 그들은 큰 패배를 당해 25,100명이 죽고 단 600명만이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베냐민 자손 중에서 칼을 빼는 자는 이 모든 자니 다 용사더라 그 날에 다 쓰러졌더라" (삿 20:46)
이것은 분명 베냐민 지파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스라엘 전체가 하나님을 떠나 각자 자기 소견대로 행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베냐민 지파의 악행은 이스라엘 사회의 도덕적 붕괴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였으며, 그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복수 역시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인간의 분노에 따른 행동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벌 이후 이스라엘은 한 지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크게 슬퍼하며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이는 자신들의 행동이 가져온 결과를 깨닫고 후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해결 방식 또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고 자기 소견대로 한 것이었기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 오늘날의 교훈, 우리의 선택
사사기 21장의 사건들은 약 3,000년 전의 이야기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각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첫째, 하나님을 우리 삶의 왕으로 모셔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비극은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각자의 판단을 따른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의 지혜나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해야 합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잠언 3:5)
둘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의 율법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올바르게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성경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베냐민 지파의 죄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문제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를 돌보고 책임져야 합니다. 한 지체의 아픔은 몸 전체의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소견보다 하나님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편의와 판단에 따라 행동했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그분의 뜻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사사기의 마지막 구절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 없는 삶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도 "각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시대가 아닌가요? 상대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우리는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참된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삿 21:25)라는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깊이 새기며,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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